봄 불청객 춘곤증..방치하면 고생할 수도

관리자
2015-04-07



맹렬했던 추위가 물러가고 어느새 따뜻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목련과 개나리가 만발했으며, 봄의 축제를 대표하는 벚꽃도 여기 저기 한껏 피어 올랐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몸이 찌뿌둥하게 느껴지며,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피곤해지면서 꾸벅꾸벅 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어쩐지 기지개라도 한껏 켜고 싶은 느낌마저도 드는데, 이는 잔뜩 움츠렸던 겨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봄은 소생과 활력, 충동의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꽃소식과 함께 찾아오는 4월의 불청객이 바로 춘곤증입니다. 그렇다면 춘곤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봄철에 기온이 상승하면 겨울동안 긴장되고 위축되었던 체표의 말초혈관이 서서히 확장됩니다. 


이로 인해 체표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지면 에너지 소모량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때 신체가 요구하는 영양분을 식사로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이나 내용이 겨울철과 비슷하면 뇌나 전신의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부족해지고, 이러한 피로가 누적됨으로써 춘곤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봄이 되면 밤의 길이가 짧아져 피로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춘곤증(春困症)의 곤(困)자는 회의문자인데, 나무가 울타리에 둘러싸여 쑥쑥 자라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피곤, 지침, 괴로움 등을 표현합니다. 


여기서 나무(木氣)는 동양학에서 봄의 기운을 상징하며, 신체에서는 간(肝)을 상징하는 글자입니다. 


즉 봄의 양기가 아직은 겨울의 음기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 나타나는 피곤하고 힘겨운 상태가 춘곤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肝)은 피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므로, 봄에는 정상인들도 피로감을 쉽게 일으킬 수 있고, 계절 가운데 유일하게 춘곤증이란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춘곤증은 병이 아니라 자연의 리듬에 순응하려는 인체의 조절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한 휴식과 담백한 영양의 섭취, 적당한 운동과 기분 전환 등이 균형을 이루면 춘곤증은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단련하고 심폐의 기능을 강화하여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한편, 공기가 맑은 산과 물가로 가서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면 더욱 좋습니다. 


이와 같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화가 잘 되면서 담백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동의보감’ 에는 몸을 조리하는 데 있어 담담하고 소박한 맛은 사람의 정신을 상쾌하게 하고 기운을 맑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계절에 맞춰 봄철에 나는 먹거리들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특히 대사활동에 필수적인 비타민이 겨울철보다 2-3배 가량 필요한 만큼 비타민을 충분히 보충해야 합니다. 


이러한 성분은 씁쓸한 맛을 내는 냉이, 쑥, 달래, 씀바귀, 미나리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봄에 나는 이러한 제철 식물들이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먹거리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로감은 생리적인 방어 기전으로 대부분 질병의 시작단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며, 간염, 결핵, 당뇨, 빈혈을 비롯하여 갑상선 기능항진증 등의 각종 대사질환의 경우에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잘 회복되지 않으면서 심한 피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처럼 겨울잠을 자듯이 잠복해 있던 각종 만성질환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계절이 바로 봄이며, 한 해의 시작인 봄철에 제대로 건강을 지키지 않으면 일년 내내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될 수 있습니다.


인체는 자연에서 생겨나 자연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얼어붙었던 산과 들이 겨울의 긴 잠을 깨고 일어나듯이 겨우내 굳어졌던 우리 몸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쭉쭉 펴 줍시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아침마다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맞이하듯이, 한 해의 시작인 봄을 활기차게 준비합니다.



황경주 리즈앤마리안 경희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전 아산시 보건소 한의과장

-전 부산 백동진 한의원 부원장

-전 아이본 한의원 공동원장

-현 리즈앤마리안 경희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