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복강경수술로 흉터•부작용↓

4~5개 작은 구멍 뚫어
모니터로 보면서
정확하고 빠르게 수술


이문수 병원장(왼쪽에서 셋째)을 비롯한 순천향대 천안병원 의료진이 복강경 위암 수술을 하고 있다.


위암은 갑상선암 다음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이다. 한국인이 위암에 취약한 이유는 음식을 짜고 맵게 먹기 때문이다. 식습관을 바꾸고 정기검진 같은 예방이 중요하지만 이미 암이 발병했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위암 발생의 원인과 예방법, 최근 시행하고 있는 복강경을 이용한 치료법을 알아본다. 


우리나라 음식은 대부분 염도가 높고 맵다. 한국인의 1일 소금 섭취량은 15g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 5g 이하의 세 배다. 많은 양의 소금이나 매운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자극해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 선진국 국민에 비해 한국인의 감염률이 유난히 높은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도 위암 발병률을 증가시킨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위염과 위암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보유하고 있다. 흡연과 스트레스도 위암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꼽힌다.

40대부터 정기검진 받아야

발생률이 높아도 다행히 위암의 치료 결과는 좋다. 1990년대 초 42.8%에 불과했던 위암의 5년 생존율이 2011년 69.4%로 20년 새 30% 가까이 증가했다. 조기 위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늘었고, 위암 치료법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암은 예방과 함께 정기검진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치명적인 결과는 피할 수 있다. 조기 위암은 위벽의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상태여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은 90%를 넘는다. 조기 위암은 완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기 위암을 넘어선 진행성 위암의 5년 생존율은 크게 낮아진다.

위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 따라서 마흔 살 이상의 성인이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위암 초기는 속이 더부룩하고, 쓰리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검사를 소홀히하면 조기 위암 단계를 놓칠 수 있다. 소중한 완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위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의 직접적인 요인이 유전은 아니지만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다면 위암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위내시경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또 이유 없이 체중이 갑자기 빠졌을 경우에도 병원을 찾아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복강경 수술 적용 범위 넓어져

위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치료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림프절 전이가 전혀 없고, 위 점막에만 국한된 조기 위암은 내시경 시술로도 절제가 가능하다. 내시경 절제술은 수면내시경을 받는 것처럼 마취 상태가 아닌 수면 상태에서 수술이 이뤄진다. 수술시간은 30~60분이면 된다. 크기 2㎝ 이하 조기 위암에 적용된다. 암을 도려내면서 생긴 상처는 한 달 정도 약물치료를 하면 아문다. 하지만 점막층을 벗어난 위암은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복강경 수술로 가능하다. 과거에는 위암 수술 대부분을 배를 여는 개복수술로 시행했지만 복강경 수술이 발전하면서 개복수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종합건강검진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김상현(가명·55)씨는 최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복강경 위암 수술을 받았다. 윗부분에 암 조직이 있어 위장의 3분의 2를 잘라냈다. 그런데도 김씨는 수술 후 이틀 지나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거동하고 통증도 거의 없었다. 3일째부터는 산책을 다니는 등 빠른 회복을 보여 수술한 지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김씨처럼 복강경 위암수술 환자의 대부분은 회복이 빠르다. 게다가 복강경 수술은 배를 열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고 수술에 대한 스트레스, 통증이나 합병증도 많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복강경 위암 수술은 배를 열지 않고 1㎝ 정도 작은 구멍을 4~5개만 뚫으면 된다. 구멍을 통해 배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고화질 카메라가 달린 복강경과 수술기구를 넣은 다음 모니터를 보며 수술을 진행한다. 요즘 복강경은 배 안을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한 데다 확대 영상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수술이 더욱 쉬워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복강경 위암 수술은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 중에서도 진행 정도가 심하지 않은 2기 위암에서만 시행됐다. 하지만 복강경 위암 수술의 적용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지금은 많은 위암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인터뷰] 이문수 순천향대 천안병원장 

"소금, 혈관 질환의 적 … 싱겁게 먹어야 위암 예방"



이문수(56) 순천향대 천안병원장은 위암 수술 명의로 알려져 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위암 환자들이 그를 찾는다. 위암 수술 분야에서 유명한 교수도 그에게 가족의 위암 치료를 맡겼을 정도다. 이 원장은 이미 10년 전 전국 위암 전문 의사들이 손꼽은 ‘한국 최고 위암 수술 의사’ ‘위암 수술 분야 지방 5대 전문의’로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됐다. 

이 원장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오롯이 위암에만 매달린 고집스러운 30년 외과의사로서의 삶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는 원장이 된 지금도 위암 수술을 한 해 평균 200건 이상 집도한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경영자와 의사 역할을 모두 감당할 수 있나.

“대형 종합병원의 살림을 책임지는 경영자지만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병원 경영 일선에 나선 2010년 이후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환자를 진료하고 직접 수술을 하고 있다. 5년 전 원장으로 취임할 당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의사로서의 직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영을 맡게 되면 진료나 수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암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희망을 품고 찾아온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와 그 가족에게 불편과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는 초심을 지키고 있다.”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낼 것 같다.

“병원에 출근해 오전 7시30분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를 빨리 시작한 건 두 가지 목적이 있다. 경영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고, 환자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진료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직장인들이 출근 전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좋아한다. 진료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수술 일정이 잡혀 있다. 나머지 시간은 병원 경영에 매진하고, 늦은 오후나 저녁에는 강의를 하거나 학회 모임,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회의에 참석한다.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고 이를 규칙적으로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순천향대 복강경 위암 수술 수준은.

“복강경 위암 수술이 처음 등장한 1996년부터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순천향대병원의 복강경 위암 수술 실력은 탁월하다. 각국 병원 수술 현장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조기 위암 환자는 대부분 복강경 위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다양한 병기의 환자들에게도 맞춤치료 수단으로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들에게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새로운 수술법을 발표할 때마다 국내외 의학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얼마 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이 대한민국 위암학회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20년간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공유해 의학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병원 역할과 비전을 말해 달라.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인지도는 이미 수도권 유명 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그 중심에 있다. 큰 병이 생기면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역 종합병원이 얼마든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진료에서 치료까지 할 수 있는 훌륭한 의료진과 의료시스템이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그 역할을 감당해 낼 것이다. 소아응급의료시스템과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갖추는 등 국책사업을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입증했다. 최첨단 방사선 암치료 기기도 들여왔다. 이것이 바로 지역 병원의 역할이자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뚝 설 수 있는 대안이라고 확신한다.”

-위암 예방법은 뭔가.

“우리나라 김치는 세계 최고 음식이다. 하지만 너무 짜다.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김장할 때 소금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면 좋겠다. 식당에 가도 짜고 매운 음식이 많다. 음식을 짜고 맵게 먹어도 바로 질환에 걸리지 않지만 10~20년 지나면 나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가정 식단부터 싱거운 음식으로 바꿔야 한다. 아이들에게 염분을 줄인 식단을 물려주는 것이 자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다.”

[중앙일보 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