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을 요리하는 남자, 이관우 셰프

M뉴스
2018-05-18 15:46



얼마 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천안에 사는 ‘설탕공예 능력자’가 방송됐다. 


31살 레스토랑 사장이라는 그는 국내 외 각종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휩쓸 만큼 뛰어난 실력자였다. 


방송을 통해 그의 실력은 충분히 확인 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실력이 아니라 그의 삶이 궁금해 졌다고 할까? 그래서 그를 직접 만나 그의 ‘삶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글=윤현주 기자 20040115@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이관우 셰프를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 <디코너스톤>을 찾았다. 


2016년 11월 천안역 앞에 문을 연 <디코너스톤>은 디저트 카페로 문을 열었다가 지금은 파스타와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았다.


다음은 이관우 셰프와의 일문일답.


“방송을 보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력이 상당하던데 언제부터 요리를 시작한 건가?”


-시작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했다. 그런데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다. 어머니가 충남 최초로 제과제빵 학원을 열고 운영하셨지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어릴 땐 관심 있는 게 없었다. 공부에도 열의가 없었다. 고등학교도 성적에 맞춰 공고 건축과에 진학했는데 관심이 없었기에 배우는 게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기능반을 선택해 기능이라도 키워보자 했는데 기능반이 폐지되면서 그야말로 공중에 붕 떠버렸다. 그러다보니 학교생활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됐다. 그 때 어머니가 제과제빵이라도 해보라고 권하셔서 시작은 했지만 내가 원한 게 아니었기에 흥미가 없었다.



“흥미가 없는데 어떻게 실력자가 됐나?”


-처음엔 어쩔 수 없이 했다. 흥미가 없으니 자격증을 따는데도 다른 사람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우연히 본 설탕공예 세미나가 내 삶을 바꿔 놓았다. 지금은 <몽상가인>을 운영하는 권혁진 형이 설탕공예를 하는 걸 보면서 처음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스무 살에 입대를 했는데 군생활을 하면서도 생각이 나서 내 돈으로 직접 설탕공예 관련 책을 샀다. 정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 돈으로 책을 산 것도, 노는 것 외에 관심을 가진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 그래서 군 제대 후 23살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제과제빵 공부를 하면서 2년 동안 친구도 안 만났다. 연습 말고는 아무것도 안했다.


“짧은 시간동안 권위 있는 대회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 손재주가 남다른 건 아닌가?”


-손재주가 없는 편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워낙 좋아했다. 하지만 미술을 잘하지는 않았다. 나는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타고난 재주보다는 노력이 크다고 본디. 타고난 재능이 10%쯤 되고 나머지 90%는 노력이다. 나는 일이 있을 땐 일을 하고, 일을 없을 땐 연습을 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잘하고 싶으니까 그냥 열심히 한 거다.



“설탕공예 이야기를 위주로 했는데 사실 설탕공예 말고도 디저트 분야에서 꽤 인정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인정을 받고 인지도가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왜 천안으로 내려왔나?


-디저트로 국내외 각종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요즘말로 스펙이 쌓이니 후배양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서울의 유명 요리학원에서 지도자로 생활했는데 약간의 괴리감 같은 게 생겼다. 그래서 미련 없이 천안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디저트를 만들고 후배 양성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 다 잘 하고 있나?”


-물론이다. <고메롤>과 <디코너스톤>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내가 만들고 싶은 디저트를 만든다. 새로운 디저트 메뉴를 만들어 내는 일은 늘 설레고 재밌다. 더구나 내가 만든 디저트를 깨끗이 비우고 일어서는 사람들을 볼 때 요리를 하는 것에 아주 큰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운영하시던 제과제빵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때때로 외부 강의도 다닌다. 열의에 가득 찬 수강생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더 잘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연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셰프로서 디저트를 만들 때 가지는 나만의 철학 같은 게 있나?”


-처음엔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급식’이 모토가 됐다. 식판에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구성된 먹을거리들이 올라간다. 밥, 국, 고기반찬, 김치, 밑반찬이 다양하게 어우러진다. 이것은 각기 다른 것 같으면서도 상호보완적이다. 그래서 디저트 또한 이런 궁합을 생각해서 만든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표정에서 행복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제대로 본건가?”


-물론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제과제빵을 빨리 시작한 편이 아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즐겁게 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 달콤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고, 후배를 양성하는데 내가 가진 능력을 모두 쏟아 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