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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축구센터’의 이유 있는 ‘비상(飛上)’

천안에 위치한 ‘한마음고등학교’는 인가형 대안학교다. 


대안학교라고 하면 사람들은  ‘학교 밖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라 생각한다. 


물론 간혹 사연이 있는 아이도 있지만 이 아이들을 ‘마이너’ 즉 ‘비주류’라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나름대로 성장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마음축구센터’가 있다.


글=윤현주 기자 20040115@hanmail.net



위기 탈출을 위해 만들어진 ‘한마음축구센터’


‘한마음축구센터’는 2015년 1월 창단됐다. 


한마음축구센터의 창단은 학교에 닥친 위기를 돌파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당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학교에 학생이 없으면 학교는 존재 할 이유가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학교에서는 학생모집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었죠. 그런데 그 때 클럽 축구를 이끄는 배성재 감독이 학생들이 운동하기 좋은 학교를 찾고 있더라고요. 클럽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배 감독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소속감을 갖길 원하고 있었던 거죠.”


구자명 교장.


구자명 교장은 이를 “학교와 배 감독의 뜻이 맞았다”고 표현했다.


“처음에는 학교 소속의 축구부로 운영을 했어요. 그런데 예산 문제에 부딪히게 됐죠. 한마음고 소속이면 한마음고 예산으로 축구부를 운영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축구클럽인 한마음축구센터를 만들고 아이들은 한마음고등학교에 다니게 된 겁니다.”


그렇게 창단된 한마음축구센터는 현재 50여명의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고 그중 37명은 한마음고에 재학 중이다. 


한마음축구센터의 중심축이 한마음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축구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외골수라고?


흔히들 엘리트체육을 하는 학생들은 운동밖에 모르는 외골수라고 생각한다. 


운동이 아니면 다른 것을 선택 할 여지가 없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마음축구센터에 소속된 한마음고 아이들은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지만 축구밖에 모르는 아이들은 아니다.


“우리 학교 축구부 아이들은 일반 학생들처럼 정규 수업을 모두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학여행, 체험학습 같은 학교 행사에도 모두 참여하고요. 대안학교이고 환경학교라서 축구부 아이들도 동물을 함께 키웁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건 매일 새벽과 저녁에 운동을 한다는 것뿐이죠.”


엘리트체육을 선택한 아이들의 상당수는 학창시절의 추억이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운동에만 매달리기 때문에 추억이라 할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마음고 축구부 아이들은 여느 학생들과 같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연탄나누기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마음고 축구부 학생들과 배성재 감독.


그렇다고 해서 기량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다른 학원축구 선수들 보다 우수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제51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한마음축구센터는 공동 3위의 쾌거를 달성했다. 


클럽축구로는 사상 첫 4강 진입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졸업생 중 2명은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고 대학에 진학해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도 상당수다. 


그리고 축구를 하기 위해 한마음고에 진학했지만 다른 꿈을 갖게 된 학생들도 있었다. 


축구부이자 학생회장인 이선우 학생.


축구부이며 학생회장인 이선우(3학년)는 축구를 하기 위해 한마음고에 진학했다. 


그런데 최근 진로를 바꿨다.


“자연 가까이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환경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환경발표대회, 환경 발명대회 등 환경과 관련한 대회에 계속 나가면서 환경 쪽으로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벽운동과 저녁운동을 하면서 다른 대회 준비를 어떻게 했냐는 질문에 선우는 “쉬는 시간에 틈틈이 했다”고 이야기 했다. 


엘리트체육 선수들이 시간에 쫓겨 운동 외 다른 곳에 마음을 두지 못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 꿀 수 있게 돕는 게 어른들의 몫


한마음고와 한마음축구센터를 이끄는 스텝진들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축구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마음고에 진학했다 하더라도 아이의 꿈이 달라진다면 기꺼이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스스로의 기량을 키워가는 만큼 마음도 클 수 있게 돕는다.


‘제51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부평고와 준결승을 가진 한마음축구센터는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그 상황에서 선수들과 스텝들은 몹시 속이 상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 가운데에 모두 모여 목청껏 응원한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것도 한마음고 가족이 아니라 상대팀인 부평고 부모님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였다.


“개인적인 기량만 뛰어나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축구선수가 되든, 다른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인성이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고, 제대로 꿈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 게 우리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