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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방과후학교 입찰방식 대안 없나

“지난해 이어 저가 입찰 문제 여전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도


제안평가 방식 바꿔야”



자료사진.


초중등학교 방과후학교 위·수탁 계약이 공개입찰 방식으로 변경된 지 2년 차를 맞고 있지만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의 질을 의심케 할 만한 수준의 저가 입찰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특정업체 몰아주기라는 의혹도 여전하다. 


방과후학교는 2013년~2015년까지 교육부가 평가 선정한 ‘대학주도형 방과후 학교 업체’가 학교와 수의계약 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가계약법에 의해 ‘공정경쟁입찰(최저가낙찰)’ 방식으로 변경, 1월과 2월 사이 선정한다.


지역 몇 개 대학이 주도하던 방식이 자율 경쟁 체제로 변경되면서 지난해 업체 간 계약단가 싸움이 치열했다.


상당수 업체들이 ‘되고 보자’는 식으로 강사료 지급도 어려운 터무니없는 계약 단가를 써 내는 바람에 재입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마다 기초금액(하한선)을 정해 입찰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최저 단가 낙찰률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내용만 놓고 적정심사를 한 뒤, 1차 평가를 통과한 업체를 상대로 최저가 낙찰을 하는 방식이어서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안서를 낸 복수의 업체 중 1곳만 1차 평가를 통과시킬 경우 담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근 입찰을 진행한 천안 A초등학교의 경우 복수의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B업체만 적정평가를 통과해 가격 경쟁 없이 낙찰됐다. 이 업체의 낙찰률은 97%가 넘는다.


한 업체 관계자는 “2차 (가격)평가에 누가 올라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97%가 넘는 입찰 단가를 써냈다는 건 누가 봐도 사전에 내락을 받았다는 얘기”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A초등학교와 규모가 비슷한 다른 학교 낙찰률을 살펴보면 대부분 80%대 낙찰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낙찰 결과를 보면 B업체의 낙찰률이 가장 높고 2위 업체와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B업체의 경우)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학교에는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특정학교만 90%대 입찰가를 써냈다. 공정해야 할 방과후학교 교육서비스 시장을 무너트리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또 다른 한 업체 관계자는 “특정 업체가 독식하는 구조가 굳어 질 경우 파산이나 부도 같은 상황이 벌어져 한 순간에 지역 학교 방과후교육 시장이 멈춰서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입찰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 내용을 평가하는 질적평가 점수와 적정 가격을 평가하는 양적평가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제안 평가 시 가격의 적정성도 따져 본다. 다만 사고시 배상책임 보험 같은 조건이 있어서 업체 부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방과후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약방식을 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