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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선생, 특수교육 불모지 베트남에 섬김을 심다



베트남 람동성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최영숙 고문


 사람이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다. 굳이 가르치는 직업이 아니어도 자식을 키운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가르치는 대상 학생이 시청각·지체·지적 장애 등을 지니고 있다면 가르치는 어려움은 더하다.

이처럼 통상의 학교나 일반학급에서 교육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학생을 위해 특별한 학교·학급을 마련하고, 각 장애의 특성에 맞는 교과과정으로 실시하는 교육을 특수교육이라고 한다.

교육전문가들은 특수교육은 장애를 가진 어린이·학생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 할 수 있도록 인성과 자생력을 기르는 일이므로 비장애인을 위한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잘 알려진 특수교육 전문가는 미국의 애니 설리반(1866~1936)이다. 설리반이 헬렌 켈러(1880~1968)가 듣도 보도 말도 못하는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 위인으로 존경받는 인물로 자라도록 감동의 교육과정은 영화와 책 으로도 다루어져 잘 알려졌다.

 

한국인 특수교육 전문가로 베트남 최초로 특수교육을 시작해 베트남 국영방송 호치민TV에서 5부작 다큐로 조명을 받는 등 유명인사가 된 베트남 달랏시 람동성 교육청 최영숙 고문이 특수교육학교 대전원명학교를 찾았다.

기자는 최영숙 고문(56)을 대전원명학교 내 학교기업 카페마루에서 만났다.

 

-베트남에서 특수교육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부산에서 특수교육학교 교사로 일하던 저는 정년을 맞으면 60세 이후부터 남은 삶을 저개발 국가들에 특수교육자로 봉사하면서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며 살기로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2007하프타임이라는 자기계발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60세는 늦다. 50세부터 봉사하면서 살자고 결심한 후 해외봉사활동을 하면서 베트남이 우리나라 1970년대처럼 특수교육이 매우 척박한 상황임을 알게 됐습니다. 베트남 특수교육에 저 같은 사람이 쓸모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베트남 특수교육을 위해 준비한 것들은 무엇인지요?


저는 기독교인인지라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잘 준비해 주실 수 있도록 기도했지요.

먼저 박사학위(현재 특수교육 박사과정 수료 후 논문 준비 중)를 준비했습니다. ‘밥 퍼주는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님과 봉사단을 꾸려 캄보디아에 갔는데요. 일행의 짐이 많은 것을 보고 현지 공항에서 까다롭게 하잖아요. 교육봉사하러 간다며 일행 중 5명이 박사학위를 보여주자 바로 통과 됐습니다.

그래서 박사학위의 위력을 확인하고 준비하게 됐습니다(웃음).

그 외에 1997년부터 우리나라 제7·8차 특수교육과정 교과서 심의위원으로 활동했고요.

대학과 교육청에서 특수교육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자주 했습니다.

베트남 달랏시 람동성 부교육청장을 한국 특수교육의 시초인 대구대학교로 초청하는 등 다양한 인적교류로 상호신뢰를 쌓은 것 등이 자연스레 준비로 이어졌습니다.



 -베트남에서 특수교육을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영숙 고문은 "가르치려는 게 아니고 섬기려 한다"고 교육철학을 일갈했다.


20102월 일하던 구화특수학교에서 명예퇴직하고 받은 돈과 사재를 털어 교육기자재 등을 콘테이너에 싣고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그래도 특수교육을 위해 쓸 수 있는 기자재와 시설을 운영하기엔 턱없이 모자랐죠.

그러던 중 20124월에 한국국제협단(KOICA)에서 공모한 대학협력파트너쉽에 한국교원대학교 정동영 교수·한국특수교육교과교육학회와 함께 응모해 1,2차에 걸쳐 약 12억 원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이 때 응모한 단체가 300여 개 팀이이었는 그 중 30개 팀이 선정됐으니 하나님 은혜라 할 수 있죠.

그 지원받은 자금으로 2012년 말부터 2014년 말까지 2년 동안럼동성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설립기반 조성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돼 베트남에도 특수교육을 할 수 있는 인력양성과 교육프로그램들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우리나라 초기 특수교육 초기 때 대학공부(78학번)를 하고, 계속 특수교육 현장과 행정에 있었으므로 경험과 인력이 초기에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힘이 됐습니다.

 

-베트남의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무엇인지요?

베트남 달랏시 럼동성교육청은 특수교육지원센터 용으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해줬습니다. 명실상부한 교육기관으로 인정을 해 줬고요.

베트남 당국은 올 해 1월부터 럼동성 특수교육지원센터로 건평 368평의 교육시설을 사용하게 해 줬어요.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필요한 자금도 지원해 주기로 했는데 지금은 물세 전기세 등의 공과금만 당국에서 지원해 주고 있지만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죠.

한국의 선교단체 등을 통해 조금씩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1년에 2만 달러면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데 그 자금이 없어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9월부터 정상운영을 하려 준비하고 있는데 베트남 당국의 협조와 다양한 도움이 필요해 보입니다.


 

베트남 달랏시 럼동성특수교육지원센터 전경. 사진은 지난 1월 대전원명학교가 봉사활동차 센터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있는 달랏시는 어떤 곳인가요?

베트남의 날씨는 매우 더운 편인데요. 달랏시는 고랭지라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시원한 편이라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배할 때 왕족들의 별장으로 사용할 정도로 날씨와 경치가 좋습니다. 특수교육지원센터 건물도 100년 전에 프랑스가 지은 유럽풍 건물로 당시 프랑스 왕족 자제들의 초등학교로 사용됐습니다.

 

베트남 달랏시 전경


-특수교육 전문가로 어떤 교육철학이 있으신지요?

저는 교육자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신앙인입니다.

베트남이든 한국이든 교육의 대상 분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섬기려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예수님이 우릴 섬기려 이 세상에 오셨듯이 말입니다.

신양성경에 등장하는 사도바울은 유창한 헬라어로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로마에 복음을 전도했고요. 풍부한 학식과 배움으로 로마의 상류층에 생명과 같은 복음을 전했지요.

그 덕에 우리나라까지 복음이 들어 온 것이니..

 

저도 지난 세월 배우고 경험한 특수교육으로 대하는 분들을 섬기고, 그들보다 조금 더 아는 것들을 나누는 것. 조금이나마 예수님이나 사도바울 목사님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결코 저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하다 보면 필요한 사람, 건물, 물질을 채워 주시더라구요.

 

대전원명학교 학교기업 카페마루에서 인터뷰 중인 최영숙 고문(사진 오른쪽). 사진 왼쪽은 최 고문의 남편 권장수 씨.


아이들을 태우고 섬으로 가야할 배가 아이들을 태우고 바다에 가라앉고,

병을 치료해야 하는 병원은 메르스를 옮기는 세상에 사는 우리..

특수교육은 사회적으로 상대적 약자인 장애우들을 위한다. 그 교육의 불모지 베트남에 섬김을 심는 선생, 최영숙 선생을 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생각해 볼 때다.


람동성특수지원센터 후원 문의

070-4686-5788


[=M뉴스 오치석 기자]

[사진=M뉴스 황현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