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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고생 강제학습 심각… 학생들 ‘끙끙’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9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 시간을 돌려줘! 학습시간 셧다운 프로젝트’ 운동의 일환으로 대전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제학습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고생들이 강제학습에 따른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9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 시간을 돌려줘! 학습시간 셧다운 프로젝트’ 운동의 일환으로 대전지역 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제학습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대전지역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336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온라인 및 현장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대상은 중학생이 60.1%, 고등학생이 39.9%이며, 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는 ±5.3%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대상 중 61.4%가 이번 겨울방학에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에 참여하도록 강요받았으며, 37.4%는 학교나 교사가 무조건 참여토록 강제했다고 답했다. 중학교에서는 54%, 고등학교에서는 72%에 달하는 학생이 참여를 강요받아 고등학교의 강제학습이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기 중 0교시 아침자율학습의 경우에는 응답자 중 50%, 수업이 끝난 후 이뤄지는 보충수업의 경우에는 무려 89.1%가 강요받고 있다고 답했다.

주말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의 경우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가 컸다. 중학생은 응답자 중 8%만이 주말 학습을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고, 고등학생은 30%가 주말 학습에 강제로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게다가 일부 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도 자율학습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4.1%가 점심시간 자율학습을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야간자율학습은 고등학생의 경우 75.3%가 강제 받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자유롭게 참여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18.7%에 불과했다. 중학생 응답자 중에서도 11%가 야간자율학습을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수나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 참여 의사를 물을 때 학생의 의견을 묻는 경우가 11%에 불과했고, 부모 의견을 함께 묻거나 아예 의견도 묻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는 학습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학생들을 해가 뜨지도 않은 이른 아침에 나와 어두운 밤 찬 공기를 마시며 집에 가게 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학원·교사·부모·사회가 끝없이 공부만 강요하는 경쟁교육으로 학생들은 휴식과 수면, 건강, 교육, 여가 등의 인권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유 시간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에서 방학과 학기 중 보충·자율학습 강요를 명확히 금지하고, 인권을 고려해 학원조례를 개정해 ‘밤 10시 이전’보다 더 이른 시간으로 학원교습을 제한해야 한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전시교육청에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